서론
LG CNS의 인턴쉽 전형에 참여하기 위해서 지난 11월 15일자로 SSAFY에서 중도퇴소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3주 인턴쉽도 끝나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네이버 2차 면접 또한 준비하고 있다. 부르는 곳이 없어서 내년 1년을 더 준비를 하게 되더라도, 혹은 LG CNS나 네이버를 가게 되더라도 8일이면 2021 공채 일정이 끝나고, 대구FC의 FA컵 결승전이 있는 10일 이후엔 특별한 일정이 없기에 전국일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고생길이었던 2021년을 정리하고 떠나보내기 전에, 이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정말 치열했던 2021년을 회상하고 기념하며 다시 새겨서 나에게는 기록의 가치로, SSAFY에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로 기록한다.
초라한 취업준비의 시작
- UNIST 컴퓨터공학 전공 (3.32/4.3)
- 29살에 졸업한 늦깎이
- 연구실 인턴 1년
- TOEIC 845
- C언어 조금, 파이썬 조금
SSAFY 입과 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스펙이었다. 졸업 직전 SK C&C와 네이버 코딩테스트에 응시했지만 무력하게 털렸다. 자소서는 어떻게 쓰는지, 코딩테스트 준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면접에선 무엇을 물어보고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하는지 아는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29살의 새하얀 도화지같은 머리로는 먹고살 길이 요원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SSAFY에 5기로 입과하게 되었다.
SSAFY에서 어떻게 성장했나
- Java
- Algorithm (DFS/BFS에서 수학까지)
- HTML/CSS
- Vue
- MySQL
- Spring
- ** 프로젝트 : HappyHouse
- 취업박람회
- 1차 프로젝트 : Tok! Tok! Tok!
- 2차 프로젝트 : 실패, 다른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살려 https://matchhere.me 로 부활시켰다.
- 3차 프로젝트 : Hello Buddy! (참여 중 LG CNS 전형 참가로 인한 중도퇴소)
- 알고리즘 스터디
- CS 스터디
- 책읽기 스터디
- 취업 컨설턴트와의 상담으로 취업 시장에 대한 이해
- 각종 특강으로 IT업계를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지금껏 SSAFY에서 배웠던 모든 것을 기억나는 대로 기술했다.
1학기
조금은 쓸쓸했던 전반기의 기억
나는 구미 4반에 배정되어 SSAFY 생활을 시작했다. 코로나의 심각성이 지금보다 더 크게 받아들여질 때라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였지만, 오프라인 진행 시 허겁지겁 준비하여 수업에 임하기 싫어 구미에 정착했다. 보증금 100에 월세 23으로 7평 남짓한 방을 얻어서 살게 되었다. 월 100만원 교육지원금으로 한 달 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었다.
1학기는 담당교수(라고 부르지만 강사였다. 산전수전 다 겪어서 컴퓨터 도사인) 1명에 반 인원 OO명이 한 학기 동안 같이 학습을 하게 된다. 아무래도 처음은 조금 설렜고, 정말 잘 배우고 잘 하고 싶어서 굉장히 열심히 참여했다. 수업을 듣고, 알고리즘을 배울 때는 두 자릿 수 인원의 대규모 스터디를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친해지고 싶었지만 MBTI의 I 특성상, 그리고 의외로 낯을 많이 가리는 내 성격상 최대한의 노력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두루두루 친해지지는 못했다.
(나중에 알고봤더니 구미 거주중인 같은 반 인원의 80퍼 정도만이 따로 술마시고 놀고 있었는데 전혀 몰랐다 카더라~)
어쨌던 반에서 2등을 하게 되어 40만원 상금을 받고 1학기를 마치게 되었다.
그럼에도 결국은 사람
그렇다고 하여 완전히 독고다이로 SSAFY 과정에 임한건 아니었다. 알고리즘 스터디 중 열심히 하면서 친목질 톡방에 속하지 않은 인원들로 소수정예 팀을 꾸려서 새로 출발했고, 기술서적을 읽는 책읽기 스터디를 진행하던 사람들과 잘 지내고, 2학기 프로젝트로 스쳐가던 여러 사람들과도 인연을 이어가게 되면서 과정 전체를 통틀어 9명 정도와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같이 공부한 사람들도 5명이 이미 취업을 하게 되어 함께 한 사람들 모두 각자의 해피엔딩을 이어가게 되었다.
또한 과정 전반을 관리하는 멀티캠퍼스 소속 프로님들, 취업컨설턴트, 담당 교수님들 등등 많은 정서적/취업 관련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사람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과 같이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확실한 프로라서 단 한 순간도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을만큼 좋은, 또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었다.
동기들과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지 못하더라도, 모두와 척을 질 필요는 없으며 SSAFY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귀중한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SSAFY의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인맥이니까...
알고리즘 귀신
알고리즘을 배울 때 쑥쑥 풀리는게 재밌고, 성장하는게 느껴져서 한 주에 10문제 가량을 혼자서 보충하고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이 때 알고리즘 역량을 단기간 키우고 다질 수 있었기에, 후에 공채에 임할 때 코딩테스트에서 80% 이상의 승률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때 정말 열심히 해놓으면 코딩테스트가 장벽이 되지는 않게 될 것이다.
스스로 학습을 하도록 강제하는 커리큘럼(?)
기간이 짧은데 배워야 할 내용들은 정말 많아서, 심도있게 각 기술을 다루지는 못한다. 그러다 보니 동작 원리에 대해 궁금해졌고, 기술서적 스터디를 통해 이를 메울 수 있었다. SSAFY에 입과하게 되면 기술을 깊게 탐구하는 스터디를 꼭 하기를 권하며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백수에서 사회인으로
백수 시절엔 새벽 4시에 자고 11시에 일어나는, 야인의 생활 그대로였다. 그러나 SSAFY에 입과하면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여야 하기에 생활 패턴을 강제로 교정할 수 있었다. 또한 프로의 매너 및 마음가짐도 같이 얻을 수 있었다. 제출해야 할 각종 서류가 많은데 이 또한 회사에 입사하면 겪어야 할 일이기에 미리 익숙해지는 과정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지 않고 SSAFY에 임할 수 있게 된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일단 쓰고보자
상반기에 네이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라인에 지원하였다. 당연히 내가 당장 갈 체급이 안되는 회사인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일단 들이박고 보면 현재 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무엇이 부족한지 깨닫게 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네이버는 면접까지 가게 되었는데, 가서 아무말 대잔치와 말더듬 환장파티를 하고 나와서 수치심이 극에 달했지만 이 때 면접에 대한 두려움을 직시하지 못했다면.... 지금도 빌빌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언젠간 부딪혀야 하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1학기를 마치며 얻어간 것들
- 백준 + SW Expert Academy = 500문제 이상 해결
- 스프링 입문 + 스터디로 심화
- 자소서/면접/취업의 핵심 등 역량의 향상
- Database의 개념
단기간에 작은 프로젝트 하나를 혼자 진행할 수 있을 만큼의 지식 베이스를 얻었다. 하지만 아직은 회사가서 일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은 충분하지 않았다.
2학기
프로젝트 진행으로 실무적인 마인드 1% 가져가기
2학기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팀을 꾸려 단기간 정해진 기술로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데 시간이 한정적이고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팀을 모으는 게 굉장히 어렵다. 처음에 나는 왜 이렇게 짧게 프로젝트 기간을 주었는지 불만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는게 없는 상태에서 길게 기간을 가져가봤자 결과물 퀄리티를 챙길 수 없었기에 짧은 주기로 지난 프로젝트에서 실패하고 배운 것들을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하여 빠른 성장 사이클을 가져가라는 SSAFY의 설계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또한 어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을 도입하게 되고,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쓰게 되며, 모자란 부분은 스스로 학습하여 부족한 것들을 채우는 과정이 도움이 많이 된다. 그 과정에서 개발에 대한 회의감도 같이 생기게 되지만.......ㅎㅎ;
전폭적인 취업지원
취업 과정에서 겪게 되는 모든 범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끔 진행되는 특강에서는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는데, 전형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해지고 내가 어떤 것을 어필해야 취뽀를 할 수 있을까 길잡이를 할 수 있게 된다.
자유로운 생활
2학기는 특별한 터치가 들어오지 않는다. 교육도 거의 없으며 개발만 잘 하면 된다. 1학기 때 개발 및 취업에 대한 통찰을 얻어놓으면 2학기 때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기에 스스로 나아갈 수 있다.
결론
SSAFY 덕분에 어느 정도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올해 공채는 끝나지 않았지만 혹시 백수가 되어 1년을 더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없이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지만 이 또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나아가야만 취뽀에 성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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